새만금과 군산대학의 발전전략
1991년 11월 새만금방조제사업이 착공된 이래 20년이 지나 당시 태어난 아이들을 ‘새만금동이’라 부르는 시대가 되었다. 지난 기간 새만금사업을 둘러싼 쟁론은 생태환경 및 수질문제와 관련한 해수유통문제 등을 차치하더라도 토지이용계획의 변화에서 잘 드러난다.
새만금사업의 토지이용계획은 1989년 11월 기본계획이 수립될 당시 100% 농지로 출발하여, 2007년 4월에는 농지 72%, 산업 관광용지 28%로 조정되는 등 변화를 거쳤다. 특히 2008년 10월에는 그 용도가 획기적으로 역전되어 농업 30%, 비농업 70%로 바뀐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과정에서 2010년 4월 바다의 장성(長城)과 같은 방조제가 개통되어 본격적인 내부개발이 예고되었고, 2011년 7월에는 누적 관광객이 일천만 명을 넘어서며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새만금 방조제를 찾는 관광객 수가 반토막이 나며 관계 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전라북도는 2012년 연초부터 본격적인 새만금 내부개발의 원년을 역설하며 도민들의 역량을 결집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방조제사업 착공 해인 1991년에 태어난 도내 대학생들을 '미래 새만금 일꾼'으로 명명하며 토론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새만금사업을 둘러싼 현안으로는 범정부적 지원을 통한 사업의 지속성 확보와 관련하여 특별법 개정과 개발전담기구 및 특별회계 설치문제를 비롯하여 군산 등 인접 지역의 행정경계 획정, 관광과 산업구역의 기업유치 및 투자활성화, 수질문제와 친환경성의 담보 등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한편 새만금사업을 우리대학과 관련해서 보면, 새만금으로 가는 길목에 놓여 있을 뿐 아니라 방조제 건너 부안에 있는 해양수련원과 고군산열도 말도의 교사부지는 물론 새만금과 군산국가산단을 연계한 새만금캠퍼스 조성 등 그야말로 ‘새만금 선진대학’을 표방할 정도로 새만금과 우리대학의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 속에 놓여 있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최초 기본계획의 수립단계부터 환경영향 평가와 보상문제 등을 비롯하여 이후 생태 및 수질환경 관련 모니터링 과정에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또한 개벽과 상생의 문화지대로서 새만금문화권과 관련하여 새만금 유역의 해양역사문화 속에서 스토리텔링과 관광레저사업이 진행되어야 함을 제기하였다.
나아가 군산을 중심으로 새만금유역의 부안 및 김제와 익산은 물론 금강 건너 서천까지 포함한 행정구역 개편 관련 논의에서도 선도적인 의견 제시와 실천적 노력을 이끌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대학은 새만금산업단지의 기업유치를 비롯하여 풍력, 조선, 자동차 등 신성장 동력산업과 저탄소 녹색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산업발전을 견인하는 싱크탱크이자 인력양성기관임을 자임하기에 이르렀다.
근래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학융합캠퍼스 조성사업, 신재생에너지 융합특성화관 건립사업 등을 비롯한 교육 및 연구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물론 우리대학은 고등교육시장을 둘러싼 격랑의 시대적 흐름 가운데 2011년‘구조개혁중점대학’의 지정과 유예라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총장 선출방식의 개선과 사회적 수요를 반영한 학과구조 개편 및 특성화, 교원업적 평가제도 개선과 학사 및 인사제도 운영 선진화, 지역산업과 연계한 산학협력체제의 강화, 대학재정·회계운영의 선진화 등 난제들을 풀며 명예 회복과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2단계 국립대학 선진화 추진계획의 수립 및 실행, 제7차 대학종합발전계획 수립, 교과부 컨설팅 등을 중심으로 실행파일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또한 향후 5년간 진행되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을 놓고 대학들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역량강화사업과 대학 구조개혁 추진 관련 예산사업 등을 활용해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총선과 대선이 겹쳐 있어 그야말로‘선택’이 중요한 우리나라이고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2012년이라지만, 올 한해는 65년 역사를 맞은 우리대학의 발전사에 있어서도 획을 그을만한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를 위한 발전전략과 계획의 모색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몇 가지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국가적으로 2012년은 지역산업 육성 지원제도의 개편과 함께 신지역발전정책 전환의 원년이 될 것이다. 대학 차원에서도 산학협력단의 역할 강화와 함께 특히 광역권 사업과 새만금 등을 연계한 특성화로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과 함께 대학발전의 신기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존 우리대학의 핵심 발전전략으로 되어 있던 실무형 인재 육성 교육중심 대학, 지역산업과 연계한 특성화 대학, 취업에 강한 대학 등 새만금 선진대학의 틀에 산학융합형 실무중심교육, 미래지향적 융복합연계 전공 운영, 지역문화 선도 지역거점대학 등 새로운 비전들을 융합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새만금사업의 핵심기능인 관광 및 국제업무와 신재생산업부문 등을 담아내는 등 내부개발 참여를 위한 연구개발의 중장기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 특성화 역시 사회적 수요와 광역권 및 지역생활권의 특화 부문을 긴밀히 연계시키는 것은 물론, 새만금유역의 특성상 환황해권의 문화와 산업 등을 엮고 생태농업과 수산 관련 부분까지 추가시켜야 할 것이다. 이는 기존의 특성화 전략이 무엇보다 대학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비전이 약했고, 특정 학문분야에 초점을 두고 있어 구성원들간에 공감대가 부족했다고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대학종합발전계획은 때가 되면 준비되는 정도의 연례사업이라는 성격에서 탈피하여 그 정당성을 확보하며 계획의 실행성과 구속성을 강화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나아가 국내외 대학들과의 학술교류의 내실화를 기하고 특히 국공립대학군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함은 물론 이를 위해 실효성 있는 협력네트워크 전략체제를 재정비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발전전략론의 최근 경향은 수립된 전략을 하부조직이 수행하는 방식으로부터 구성원들의 전략적 사고능력의 배양이 강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보유자원의 희소성과 대내외적 경쟁상황을 명확히 분석하고, 이를 위해 자신과 경쟁자의 자원에 대한 객관적 평가 위에서 분명하고 일치된 목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초로 한 전략 마련이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2012년은 국내외적으로나 대학 안팎으로 그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예견되고 있다. 무엇보다 위기관리를 위한 시나리오의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며, 글로벌 내셔널 로컬의 각종 변수들을 분석하기 위한 대내외 네트워크의 가동과 내부핵심역량의 결집이 긴요할 것이다. 계획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 ‘진정성’과‘공감’의 발전계획을 마련하여 당당하고 강한 우리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선순환구조가 뿌리 내리기를 기대한다.
김민영(경제학과 교수, 새만금종합개발연구원장)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