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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속된 선택의 순간이다

안혜원 선임기자
- 5분 걸림 -

 선택은 일반적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골라내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셀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 와 같은 가벼운 고민부터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다소 어렵고 진중한 일까지 선택의 범위와 그 무게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한 가지 선택을 통해 삶의 방향이 온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가지 선택지 중 무엇을 선택할지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한다.

 하지만 나는 고민을 충분히 하기 전에 행동으로 옮기고 경험해보는 편이다. 지난 해 2월, 우연히 기자로 활동하고 있던 친구의 소개를 통해 언론사 기자생활에 첫 발돋움을 했다. 나는 글 짓는 실력이 출중한 편도 전혀 아니었고 촬영이나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들어갔던 이유는 배울 점도 많이 있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보다는 매우 단순한 흥미에서부터였다. 학교수업만 듣는 캠퍼스 생활에 지루함을 느껴 무언가 더 할 일을 찾고 있던 나에겐 북적북적한 이 곳에 들어온 것이 알맞은 선택이었다. 나는 그렇게 영자기자로 언론사에 들어오게 되었다.

 진지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아니었지만, 기자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입사 당시 문과치고는 글 쓰는 재주가 정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내가 기자생활을 하며 매 달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나간 덕분인지 예전보다는 글 솜씨가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느낀다. 그리고 영자기자의 특성상 영어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영작 실력 또한 알게 모르게 늘어난 것 같다. 물론 그만큼 스트레스도 받고 힘든 점이 많았지만, 신문에 나의 글이 실린 것을 볼 때면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많은 돈은 아니지만 글을 쓴 만큼 정당한 원고료를 지급받기 때문에 내가 정말 기자라는 직위를 가지고 일을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다.

 지난 학기부터는 원래부터 하고 있던 영자기자 활동과 더불어 방송 제작에도 참여했다. 영상 촬영이나 편집을 담당한 것은 아니었고, 방송을 진행할 아나운서가 필요했는데 주간 교수님께서 나에게 아나운서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발표 하나는 잘하고 자신이 있던 부분이기 때문에 아나운서도 비슷하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활동에 임했다. 하지만 아나운서는 안일했던 나의 생각보다 훨씬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행동이나 표정도 평소보다 더 과장되게 해야 화면에서 잘 나오는데 촬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표정관리는 점점 힘들어졌다. 대본도 어느 정도 숙지해야 하는데 다 외웠다고 생각해도 막상 촬영할 때는 떨리는 바람에 말을 더듬어 NG를 낸 적도 종종 있었다. 그래도 아나운서로서 열심히 방송 제작에 참여한 끝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난생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이번 학기에는 언론사에서 가장 책임이 막중한 편집장을 맡게 되었다. 어느 단체나 조직의 리더가 되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나로선 처음으로 도전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내 손으로 신문을 내어 본다는 일이 얼마나 매력적이며 언제 또 해볼 수 있는 일일까. 편집장을 맡기로 한 선택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언론사에서 내린 선택들이 나에게 좋은 경험으로 돌아온 것처럼 이번 선택도 나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러 편집장들과 함께 일해 왔고 그들을 보며 배운 점도 많다. 하지만 이전 편집장들의 스타일을 무턱대고 똑같이 따라하고 싶진 않다. 나는 나만의 스타일로 편집장의 역할을 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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