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대학 선거 문화 형성을 위하여
대학가에 선거의 계절이 왔다. 이제 우리 대학에서도 총학생회 선거가 있을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개념인 대의제, 곧 단체의 구성원이 자신들을 대신해 단체의 의사와 정책을 결정하는 대표자를 뽑는 제도가 실제적으로 구체화된 절차이다. 총학생회 선거 역시 한 해 동안 우리 대학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할 대표를 뽑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총학생회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수동적으로 참여한다. 학생회가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지,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정기적인 행사 일정은 무엇인지, 각 학생회장 후보 진영의 공약이 무엇인지 자세히 아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작년 11월 2일자 군산대언론사에 학생회의 공약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정도를 설문 조사한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의하면 당시 총학생회가 내세운 공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8%가 ‘전혀 모른다’라고 대답했고, 총학생회의 공약에 학생들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9%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거나 ‘잘 반영되지 못한 편이다’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의 요구가 공약에 충실히 반영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선거는 불가능한 것일까? 물론 가능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피선거권자인 후보들과 선거권자인 학생들,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군산대언론사의 자세가 중요하다.
우선 총학생회 후보자들은 구체적 공약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후보자들은 자신들의 공약을 담은 책자를 나눠 주지만 책자를 받지 못했거나 읽지 않은 학생들도 많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은 하루 종일 학생들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을 알린다. 그러나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알리는 구호만 외칠 뿐 구체적인 공약을 알리는 후보는 거의 없었다. 후보자들은 학생들과의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자리를 자신의 공약 제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도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하여 주체적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학생들은 자신의 한 표가 앞으로 한 해 동안의 자신을 둘러싼 생활과 문화의 질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등록금 문제, 수업 환경, 문화 환경은 학생들이 뽑은 학생회의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군산대언론사의 자세가 중요하다. 언론사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하여 후보자들에게 전달하고, 학생회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실현가능한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학생들에게 알리는 의사소통의 매개체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나아가 선출된 학생회의 공약 이행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여 학생들에게 알려 줌으로써 학생회측에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일깨워 주고, 학생들에게는 학생회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학생들과 떨어진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군산대인의 잔치’가 되기를 바란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