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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와 하르 영화 감상문>

무심한 일상, 아프도록 그립다

김의한 선임기자
- 4분 걸림 -

연기가 피어오르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골목에서 세리와 하르를 만났다. 작은 키에 눈망울이 큰 그들은 나에게 종이비행기에 이야기를 담아 보내왔다. 우리는 무심하게 생각한 학교가기, 밥 먹기, 친구들과 놀기, 부모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그들에게는 특별한 것이었다. 여러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제일 힘들고 고단하다고만 생각하여 남의 말, 소수의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만이 이 세상 전부를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즐겁지 않은 꿈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며 내 자신이 비참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넌 뭔데 생각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건데?’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세리와 하르는 생각할 시간에 잡히지 않게 두려움에 떨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불쌍하였고, 그들의 외로움을 창고 안에 있는 종이학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이 무심하게 말하지만 그 속에서의 몸부림이 느껴졌다. 어쩌면 세리의 골프채 사달라고 하는 조름을 하나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한다. 유명한 골프 선수가 된다면 부자가 될 것이고 가난히 살지 않아도 되고 왕따도 당하지 않고, 엄마의 병도 고칠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퀴즈를 맞히면 김치냉장고를 준다하여 전화를 여러 번 하였다. 그러나 전화세가 너무 많이 나와 혼이 나버렸다. 할머니께서 가지고 싶어 하시는 것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또한 국가에 대한 화가 너무 치밀어 올랐다. 국가가 먼저 그들을 부른 것이 아니었던가! 싼 임금을 위해 그들을 그 임금 두 배로 굴리고 임금도 안주고, 심지어 병까지 걸리는 일이 벌어졌다.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노동을 한 지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또한 왜 외국인 노동자는 따돌림을 당하여야 하나? 아이들이 부모의 행동을 따라하고 편견을 되물림 받고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분석적으로 파악되어 현실에 적용하여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불법체류자를 보면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생각이 들었지만 함께 힘을 합쳐서 구출해 내는 장면을 보면서 그래도 아직 한국인의 인정이 죽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하였다. 얼마 전 ‘코끼리’라는 책을 읽었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에서 겪는 아픔을 그린 내용이었다. 네팔의 전설 속신인 코끼리는 죄를 지어 신분이 하락하고 만다. 외국 노동자들은 자신의 나라에서는 높은 신분이었어도 한국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 한낱 공장 노동자가 되고 만다는 내용이 이 영화와 흡사했다. 코끼리 주인공은 한국사람처럼 하얘지기 원해 매일 표백제로 세수를 한다. 그 장면에서 코를 찡긋하게 했다. 어린이들도 하나의 국민이고 국민이기를 원하는데 외면하는 세상에 부딪쳐야 하는 현실이 우리를 답답하게 하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이 있다. 이 영화를 통해 무심한 사람들이 그들을 다시금 보고 깨우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지고, 작은 배려와 실천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되는 영화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세리와 하르의 웃음을 지켜 내주고 싶었다. 그리고 어린아이에게 배우는 세상이 더 값진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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