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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관심 있으신가요?

권태완 선임기자
- 4분 걸림 -

   
 

대학신문사. 혹은 학보사라고 불리는 이곳은 제 1학생회관 3층에 위치하며, 현재 내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학내 기관으로서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지만 요즘 들어 많은 재학생들의 관심에 벗어나 있어 아쉽기만 하다. 이 글은 올해로 22년째 생활정보지 회사에서 근무하시는 아버지를 둔 내가 처음 대학신문사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의 느낌에 대한 글이다. 
어렸을 적, 나는 일을 도와주면 용돈을 준다는 아버지의 말에 새벽4시에 일어나 차를 타고 아버지와 함께 신문 배달을 해왔었다. 약 두 시간가량 일하면 끝이 나는데 그 때 받았던 용돈은 절로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문에 대한 흥미가 있었던 나는, 아버지의 추천을 받아 입학 다음날 대학신문사에 들어오게 되었다. 선배와 함께 밥을 먹고, 홍보포스터를 제작해 하나 둘씩 늘어가는 동기를 모으고, 내가 모르는 정보를 기자가 되어 각 기관의 담당자 혹은 교수님과 인터뷰하며 알아가는 과정은 혹독한 수험생활을 거친 신입생에겐 너무나 재밌는 일이었다.
또한 완성된 신문을 접고 배포하는 일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점점 늘어나는 동기들과 수다 떨며 함께 하다 보니 힘들기 보단 노는 시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 아버지가 어린 나와 함께 신문배달을 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신문을 제작하거나 배달해본 사람이라면 가끔 길을 걷다가 화가 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모두가 보라고 놓아둔 신문이 다음날 몽땅 사라져있거나, 비 오는 날 우산대용으로 쓰여 처참히 버려지는 경우다. 특히, 나는 아버지가 폐지를 줍는다며 새 신문을 몽땅 가져가시는 어르신들과 언성높이는 장면을 많이 봐 왔다. 힘들게 광고를 받아 제작된 신문들이 나오자마자 폐지취급을 받는다면 어떤 기분일지, 가슴이 아프다.
우리 대학에 입학해서도 힘들게 배포한 신문들이 여기저기 버려져있거나, 우산대용으로 쓰이는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 분명 누군가에겐 필요한 정보들이 이렇게 함부로 대해져도 되는 걸까?
신문사에 있다 보면 가끔 신문 속 독자퀴즈를 완성시켜 가져오는 학우들을 볼 수 있다. 조그마한 퀴즈를 칸에 맞게 오려온 그 모습을 보면 “아, 우리 신문이 관심 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신문 속 사진의 주인공이 “나 신문에 나왔어”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된다.
이렇게 신문을 읽고 관심을 가져주는 학우들을 지난 두 달간 바라보며, 나는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의 생각인 “많은 재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에서 “많은 재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게 할 것이다”라는 목표를 만들 수 있었다.
 

권태완 수습기자
melain@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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