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떠오른 추악한 민낯, 텔레그램 N번방
N번방과 박사방, 수사의 진행 상황에 대하여
지난 3월 20일, 지상파 방송 3사의 뉴스에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전파를 탔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란,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한 일반 여성에게 성착취물을 찍게 한 후에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를 유포하고 판매한 디지털 성범죄를 뜻한다. 사건이 보도된 이후, 각종 SNS와 더불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은 높아졌으며 정부도 N번방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며 운영자 및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번 이슈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과 박사방의 시초 및 현재 수사의 진행 상황까지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N번방과 그 시초는 무엇일까? N번방은 텔레그램에 있는 메신저 방중 하나로, ‘갓갓’이라는 이용자를 시작으로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운영되어 이른바 N번방이라 불렸다. 갓갓은 트위터 일탈 계정(자신의 나체나 성교행위 등을 찍어 올리는 계정)을 운영하는 여성들을 목표로 사이버수사대를 사칭하여 ‘음란물 유포죄로 신고가 접수되었으니 아래 링크를 통해 진술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해킹링크를 보내 여성들의 신상정보를 얻었다. 이렇게 얻어낸 정보로 여성들을 협박했고 음란동영상을 강제로 찍게 하여 이를 공유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2월에 갓갓은 닉네임 ‘켈리’에게 운영자 역할을 물려줬으며 이 대화방의 주소를 닉네임 ‘와치맨’이 자신의 불법 음란 사이트에 홍보하면서 N번방이 운영됐다.
그렇다면 박사방은 무엇일까? 박사방은 N번방에서 파생되어 ‘박사’라는 닉네임을 가진 자가 운영하는 방이다. 박사는 SNS를 이용하는 여성들에게 고액 스폰(성매매) 아르바이트를 제안해 접근하고 여성들의 신상 정보와 나체 사진 등을 얻어낸 뒤에 이들을 협박하여 성 착취 영상을 찍고 올리게 했다. 그는 암호화폐 결제로만 채팅방에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수위에 따라 25만 원부터 150만 원까지의 가격을 요구하며 성 착취물을 판매했다.
N번방 사건은 2019년 9월, 익명의 대학생 단체 ‘추적단 불꽃’이 최초로 신고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일부 언론에서 다루기 시작하며 알려졌다. 또한, 국민일보 기자가 6개월 동안 잠입하여 증거자료를 제출하면서 수사에 더욱 가속화가 붙었다. 현재 N번방의 가입자는 2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군인, 사회공익요원 등이 포함되어 더욱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경찰은 갓갓에게 N번방을 물려받은 전 운영자 ‘켈리’와 이를 유포한 ‘와치맨’을 구속했으며 2020년 3월에는 박사방의 운영자인 ‘박사’ 조주빈과 공범 14명을 함께 검거한 바 있다. 이어진 지난 9일에는 N번방 참여 행적이 있는 309명을 검거하고 박사를 비롯한 43명을 구속했지만, 최초 N번방 운영자인 ‘갓갓’의 행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함에 따라 이에 대한 죄책감과 두려움에 자살을 하는 N번방 가입자가 늘고 있는 반면, 이미 유통됐던 성 착취물을 재공유하는 유사 N번방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어 피해자들의 신상과 촬영물들이 계속해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처벌 강화를 위해 국민은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의 신상공개와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고 이는 10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하여 국회 상임위에 회부됐으며 심사를 거쳐 법률 개정, 제도 개선 등의 형식으로 채택되어 본회의에 부의·처리될 예정이다.
2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들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업로드 되는 음란물과 불법 촬영물은 결국 피해자들을 ‘성 노예’로 전락시킬 뿐이다. 경찰은 하루빨리 가해자들을 검거하여 엄중히 처벌하고, 국민들은 이 사건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 2차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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