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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번도 꿈꾸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군산대학교 언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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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무언가를 포기해가야만 하는 X포 세대, 현실에 꿈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달관세대 등 지금 20대를 정의하는 말들이다. 기성의 세대는 20대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요구해왔고, 그 요구를 20대는 끊임없이 충족하고자 달려간다. 하지만 지금 청춘이라 불리는 이들을 보면 그러한 요구들이 잘 이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하루 쪽방에 앉아 컵라면으로 한 끼 하루를 연명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시간 속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황하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기성세대 말하는 길을 간다. 청춘이 말하는 꿈은 단지 꿈으로 남은 채 길을 걷는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젊은 세대를 자기 멋대로 규정하고 질책하는 어른들에게도 있지만 고질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세대는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러할 기회조차 없었다. 학교를 다닐 때 우리는 꿈을 꾸는 법, 혹은 그 꿈을 향해 달려가기 위한 훈련보다 부모님, 혹은 사회가 말하는 꿈을 꾸었다. 열심히 하는 것 보다 잘 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하고 남들과 다른 것 보다 같게 되는 것을 더욱 선호했다. 다만 남들과 달라야 한다면 단 하나 성적, 성적만큼은 다른 아이들보다 앞에 있어야 한다. 아! 그리고 심지어 이상한 어른들한테 배운 서열문화를 옳다구나 하고 그대로 답습한다. 아니 어쩌면 더 악랄한지도 모른다. 이것은 악몽이다. 누군가를 밟고 혹은 뒤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악몽에 시달리는, 이러한 악몽 속에서 사실 어떤 꿈이 있었겠는가?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서 충실히 학점을 채우며 사회에 대한, 자신에 대한 고민 없이 그 4년을 열심히 스펙을 쌓느라 바쁘다. 그나마 이거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그 대학도 사회라며 괴상한 이유를 들어 서열을 이루며 흔히 말하는 갑질 문화를 만든다. 또 연예인들 부르는 연례행사를 축제라 부르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학은 어떤 문제의식도 없이 취업을 위한, 사회적으로 단순한 통과의례가 되었다. 그 안에서 20대는 다시 한 번 꿈꾸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한 번도 꿈을 꾸는 방법과 실현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 멈춰 생각하고 사유하는 법도 배우지 않았다. 단지 달려가고 달려가는 법, 누군가를 제치고 나아가는 법만 배웠지 어떤 가치가 나에게 더 옳은지,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난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나의 가치는 무엇인지, 또는 지금 사회가 나와 어떻게 관련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
 
당장 지금 20대를 누가 어떻게 정의하든 그것은 상관없다. X포세대의 문제는 결혼, 연애, 인간관계 등을 포기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포기해서 문제가 된다. 달관세대는 세상에 달관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달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자신의 가치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늦게 가더라도 해야 된다. 당장 늦는다는 말에 불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여태 달려온 습관 때문에 그러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 늦음에 대한 불안은 지금까지 삶의 관성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앞으로 20대가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시간은 길다. 하지만 과연 ‘나’ 없이 그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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