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어머니로 살아가기
여성영화는 여성이 인격을 지닌 개인으로서 남성과 다르게 삶을 경험한다는 점 을 포착한다. 감독과 제작진의 관점에 따라 남성과 다른 여성의 경험은 상이하게 형상화된다. 여성이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형상화하는지에 따라 영화는 친여성(pro feminist) 또는 반여성의 양극단을 가진 스펙트럼 상의 한 위치를 점한다.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 중의 하나인 임신, 출산과 수유능력은 여성의 인간되기보다는 여성되기 더 나아가 어머니되기를 구조화한다. 일과 가정은 여성이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중요한 씨실과 날실로 작용한다. 일의 영역이 여성이 인간되기를 추구하는 장이라면 가정 영역은 어머니되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인간되기와 어머니되기를 통합하고자 할 때 여성은 일과 가정의 줄타기를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여성이 이 줄타기에서 가정을 택할 때 여성은 결핍되고 취약하며, 남성의 보호가 필요한 의존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한국 현대사회에서 일부 어머니는 치맛바람을 넘어서서 헬리콥터 맘, 자녀의 매니저로 활약하기도 한다. 헤어드레서는 자신의 의지에 무관하게 남편과 가정이라는 안전지대를 박탈당한, 전혀 아름답지 않다는 뚱보 아줌마의 아름다운 홀로서기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서는 “친정엄마(유성엽, 2010)”에서처럼 남편으로부터 모진 학대를 받으면서 어린 딸에게 매맞는 모습을 들키고 사춘기 딸에게 이혼하든지 도망가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나 하나 참으면 될 것을!”이라며,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어머니가 있다. 우리 학생들은 친정엄마보다는 헤어드레서가 더 편하고 감정이입이 될 것이라는 당찬 기대를 하며 일 가정, 개인과 가족의 지혜로운 줄타기를 응원한다. 이 응원은 신세계를 살아갈 남학생에게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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