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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 집단감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때문?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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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8월 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 동작구의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들이 무더기로 C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환자들이 신경차단술이나 통증치료 등의 시술을 받던 도중, 주사제를 혼합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걸로 의심하고 있다.

충분히 충격적인 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부각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전에도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때문에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시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병원 이용자들 사이에 C형간염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역학조사전문위원회는 올해 4월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은 주사기 재사용과 연관성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올해 초반에도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C형간염 집단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채 1년도 안된 사이에 3건의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자 병원 이용자뿐만 아니라 누리꾼들도 비양심적인 의료진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문제의 해당의원은 “주사기 재사용은 없었다”고 반박하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해 심유승(물류학·16) 학우는 “같은 사건이 발생한지 1년도 안된 시점에 이번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보건당국의 예방 대처에 대한 현실을 볼 수 있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나의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런 실수를 저지른 의료원 측에 강력한 처벌이 내려졌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으며, 양이슬(중어중문학·16) 학우는 “애초에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돈보다 사람 생명이 훨씬 중요한데 돈을 아끼려고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사 형사처분 규정이 삭제된 사실도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배신감을 주고 있다. 5월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법개정안에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당초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긴 개정안에는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분 규정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형사처분 규정은 법사위 심의과정에서 삭제됐다.

이에 대해 법사위 전문위원은 "의료인이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을 재사용해 환자 1인에게만 상해가 발생해도 형법을 적용할 수 있었는데, 개정안은 일회용 주사 의료용품을 재사용해 '보건의료상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게 돼 개정의 실익이 적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제대로 된 강력한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참고 기사>

조선닷컴, C형간염 집단감염, "개돼지들의 후진성 인재 질환…병원갈 때 주사기 사서 가야할 판" 네티즌 분노, 8월 23일

SBS뉴스, 서울서 또 C형간염 집단감염…1만1천306명 역학조사, 8월 23일

동아닷컴,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 채 1년도 안돼 3차례 발생…해당의원 “주사기 재사용 없었다”, 8월 23일

greendaily, 'C형간염 집단감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사 형사처분 규정 삭제돼 "이유는?",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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