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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이든 잘할 수 있어요

박주영 선임기자
- 4분 걸림 -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2021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하는 11월이 되었다. 나는 지난 한 달간 기온의 큰 변화 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부터 교내 행사 공연, 학습 관련 프로그램 등 새로운 도전으로 해야 할 일이 늘어나다 보니, 다이어리는 깜지 마냥 꽉꽉 찼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중간고사가 끼어있었기에, 학업을 지키고 다른 도전을 병행하는 것이 벅차다고 느낀 때가 있었다. 카페 아르바이트는 처음이라 시험공부보다 음료 메뉴 외우기가 시급했고, 행여 민폐가 될까 봐 온 정신을 그 일에 집중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처음은 서툴 듯, 온갖 노력에도 사소한 실수를 범했고 이에 스스로 위축되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본래 당찬 성격이라 남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거나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날아오는 날카로운 말을 자양분 삼아 독기를 품고 더 열심히 한다. 그러나 최근엔 왜인지 함께 일하는 동료의 작은 한숨에도 눈치를 보게 되었고, 이번 학기 성적을 좀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이처럼 속은 위축될 대로 위축되었지만, 겉으론 티가 안 나도록 연장 근무를 자처하고 더 궂은 일을 나서서 하며 씩씩한 척했다. 어쩌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한 걸 수도 있다.

 그렇게 ‘씩씩한 척’을 꾸준히 한 지 몇 주가 지났다. 일에 빨리 익숙해지기 위해 열심히 시간을 투자한 덕인지 예전보다 능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눈치를 보는 건 여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은 내게 “지금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툭 던졌다.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다시 팽창하는 순간이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속담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 짧은 칭찬 한마디에 해야 할 일을 모두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를 얻었다. 그 이후로 포기하려 했던 성적을 붙잡기 위해 단기간이지만 날을 새어가며 공부했다. 내가 한 도전이 후회되지 않도록 말이다. 사장님의 칭찬과 지인의 격려를 자양분 삼아서 더욱더 당차게 정진했고, 이는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만족스럽게 해내는 힘이 되었다.

 이 일이 있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칭찬과 격려에서 아주 큰 힘을 얻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다른 이들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나의 경우, 타인이 해주는 예쁜 말들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힘에 부칠 때마다 들춰보는 습관이 있다. 이는 내 열정에 불을 지피곤 하는데, 새삼 ‘칭찬과 격려’가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내가 아닌 당신의 경우를 묻고 싶다. 칭찬과 격려에서 어떤 힘을 얻는지, 남에게 칭찬과 격려를 잘하는지 말이다. 가끔 낯간지럽다는 이유로 칭찬과 격려에 인색해진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또한 그렇다. 우리가 타인에게 정말 쉽게 힘을 줄 수 있는데도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칭찬에 너무 인색해진 게 아닐까? 혹시 주위에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칭찬과 격려를 짧게라도 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넌 할 수 있어’라는 동요가 있다. 이 동요에서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넌 할 수 있다”고 말해주면,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는 사이 일수도,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무조건적인 응원을 주겠다.

“당신은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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