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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넘치게 좋아한다는 건

지유정 편집장
- 5분 걸림 -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무언가를 좋아하고 있는가? 특정한 대상이 아니더라도, 비 오는 거리를 좋아한다거나, 눈 내리는 순간을 좋아한다거나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어떤 것을 좋아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게 한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순간을 위해, 또 좋아하는 순간에 의해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며칠 전, 한 책을 읽게 되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라는 책이었는데, 번아웃에 빠진 작가가 아이돌 BTS를 좋아하게 되면서 달라진 삶의 조각들을 말해주는 책이었다. 필자 또한, 인생의 반절을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에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공감을 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좋아하는 마음이 주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의 저자인 정지혜 작가는 좋아하는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많은 시도를 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도 그녀와 같이, 좋아하는 것에 의해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진로를 생각할 만큼 ‘좋아하는 마음’이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좋아하는 마음은 단순한 쾌락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아주 거대하고 강한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좋아하게 되었어”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그 대상에 대해 더 알고 싶고, 탐구하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대상의 영역 안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욕구가 대상을 더 알아가고 싶은 것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상을 더욱 알아가기 위해, 탐색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에 거침없이 들어가게 되고, 앞으로 새롭게 나타날 것들을 기대하며 살아가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곳에 대입해 보자. 만약, 자신이 영화를 좋아하고 있다면, ‘영화’라는 분야가 좋아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게 되고, 계속해서 탐색하고, 더 나아가 영화에 관련된 활동을 하게 되는 이 일련의 과정이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완성되고 있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좋아하는 마음은 가라앉은 열기구처럼, 가라앉았던 나 자신을 다시 띄울 수 있는, 다시금 움직이게 하는 연료와 같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마음은 나를 작은 세계에서 큰 세계로 이끌어 주는, 나의 시야를 넓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위 문단에서 말했듯이 좋아하게 되면 그것을 더 알고 싶어지는 우리의 욕망에 의해,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것을 들여다보고,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보며, 그 누구보다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이 모든 선택은 마음이 시켜서 하는 일이므로, 어떠한 거부감도 없이 다다르게 되는데, 아무런 마음 없이 막상 두려워하며 바라보던 시간보다 직접 그 세계에 들어가 만들어 간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 2배, 3배, 4배는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좋지 않은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선택했고 내가 좋아서 해보고자 했다”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그 또한 웃픈 추억이 되지 않을까.

누군가는 어떤 한 대상, 한순간을 좋아하고 열광하는 이들이 한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써 내려가고 있는 이 필자는 무언가를 넘치도록 사랑하고 좋아하는 당신을, 누구보다 존경하고 응원하며,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똑같은 시간이 주어진대도, 누군가를 싫어하기보다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대가 없는 사랑을 퍼부어 주는 것만큼 아름다운 삶이 어디 있을까?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뜨겁게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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