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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건너는 방법

김의한 선임기자
- 5분 걸림 -

13일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기간이 지나고 나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매번 이 시기가 되면 많은 학생들이 방학동안 무슨 일을 할지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방학이 끝나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방학을 계획대로 알차게 보낸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자신의 게으름 혹은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계획이 틀어져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학생들은 어영부영 시간을 보낸 시간을 후회하고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특히 이미 여러 번의 방학을 이런 식으로 보낸 고학년 들은 더욱 괴로워한다.

매번 반복되는 이러한 후회를 줄이거나 이로 인해 느낄 수 있는 괴로움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스티브 도나휴가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고 쓴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이라는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스티브 도나휴가 말하는 사막을 지혜롭게 건너는 방법 중 첫 번째는 지도가 아닌 나침반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사막의 지형은 바람이나 비 등 날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지도에는 협곡이라고 표시된 곳이 어느새 모래 언덕으로 변해있을 수도 있고, 우기에는 강이었던 곳이 건기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지도를 보고 사막을 건너다보면 자신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알지 못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이런 사막의 지형과 마찬가지다. 계획을 세울 때와 막상 실행할 때 부딪히는 현실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계획을 실행할 때 처하는 상황은 계획을 세울 때 생각한 것과 너무나도 다르고 막상 하려고 하면 계속해서 무엇인가 걸리기만 한다. 건강상 문제가 발생해 목표달성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고 생각한 것보다 하려는 일을 포기하고 싶은 시기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를 지키며 목표와 희망을 잃지 않고 행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내 마음속의 나침반, 즉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에 대한 뚜렷한 의지와 그에 대한 나의 확고한 태도이다. 현실이 시시각각 변하며 자신을 힘들게 하더라도 자신의 태도가 분명하다면 큰 흔들림이나 혼란 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모레에 갇히면 타이어에 바람을 빼라는 것이다. 사막 모레에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면 타이어의 바람을 빼는 것이 좋다. 타이어의 공기를 힘껏 채우고 바퀴를 굴리면 더 깊은 모래 속으로 빠져들기 때문에 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천천히 조금씩 빠져나와야 한다.

우리가 생활하며 어려운 일에 당면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궁지에 몰리면 예전부터 해오던 방법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 빨리 빠져 나오려고 노력하곤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더 큰 고난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난관에 봉착한 상황을 인정하고 호흡을 조절하며 천천히 조금씩 나오려고 해야 더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다가 몸이 너무 힘들거나 공부를 하다가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무작정 그 일을 붙잡고 있는 것 보다는 잠시 내려놓고 한숨 돌리고 난 후 천천히 시동을 건다면 더 공부든 운동이든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물을 사고 포장하는 것은 주는 사람의 몫이지만 선물의 포장지를 벗기고 내용물을 확인해 즐겁고 쓸모 있게 사용하는 것은 받는 사람의 몫이다. 우리들에게도 약 3개월 동안의 여름방학이라는 소중한 선물이 주어졌다. 자신에게 주어진 방학 기간 동안 꼭 자격증이나 영어를 위한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사용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2학기를 시작할 때 스스로 만족하는 얼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물이 쥐어져 있기를 바란다.

편집장 · 김의한

han@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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