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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도서관이 필요하다

김의한 선임기자
- 3분 걸림 -

예시바에 놓여 있는 책상과 의자 구조도 특이했다. 천 개가 넘는 이곳의 좌석들은 둘 이상이 마주보고 앉도록 놓여져 있었다. 어느 누구도 혼자 공부할 수 없는 구조다. 이렇게 마주보고 있는 좌석들은 전체적으로 한 곳을 향해 둥그렇게 모아져 있었다.  -유태인의 공부 中-

도서관은 어떤 공간일까? 조용하고 정숙한 공간일까? 틀린 말은 아니다. 도서관은 위해 다른 사람의 학습에 피해가 가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꼭 도서관이 조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유태인은 세계에서 가장 영리하고 교육열이 높은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실제로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유대인의 비율은 약 22%에 이른다. 올해도 노벨상 수상자 13명 중 6명이 유대인이라고 한다. 이들이 학문적으로 많은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대인의 도서관 예시바는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유태인들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한다. 사소한 주제에서부터 심각한 쟁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대화와 토론은 계속된다. 
유대인들의 공부 방법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마타호쉐프’라고한다. 우리말로는 ‘네 생각은 뭐니?’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유대인들의 공부는 어려서부터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그들은 그만큼 서로의 의견을 물어보고 상대방의 생각을 공유해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다.
창의력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세상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는 끊임없이 창의성을 요구하고 그러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의력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칸막이로 둘러쌓인 책상에 않아 있으면 혹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책을 읽고 있으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은 ‘나’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생각을 받아들일 때 생겨난다.
창의 인재 양성이 중시되고 있는 지금, 우리 대학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시끄러운 도서관”이다. 혹자는 황룡도서관 복합문화공간 내 10개의 그룹스터디룸이 매일 놀고있는데 무슨 소리하는 것이냐고 말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는 8,000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일 뿐만 아니라 당일예약을 통해서는 사용할 수 없어 필요한 학생들이 그때그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대학이 더욱 발전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진정한 의미의 ‘시끄러운 도서관’이 필요하다.
 

편집장 · 김의한

han@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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